호흡기 감염병 RSV 신약 개발 청신호, ‘니르세비맙’ 주목 이유?

제41회 유럽소아감염병학회서 3상 공개, "영유아 입원율 83% 감소"

서울 강남 소재 한 산후조리원에서 신생아 5명에 RSV 감염사례가 보고되면서 안내문이 부착됐던 모습. [사진=뉴스1]
영유아에서 심각한 급성 호흡기 감염병을 일으키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병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국적 제약기업 사노피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 중인 지속형 항체 주사제 ‘니르세비맙’의 최종 임상시험 결과, 12개월 미만 영유아에 입원율을 80% 이상 감소시키며 유효성이 확인된 것이다.

최근 사노피는 제41회 유럽소아감염병학회(ESPID) 석상에서 니르세비맙의 HARMONIE 임상 3b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니르세비맙을 1회 투여받은 12개월 미만 영유아에서 RSV 관련 하기도감염질환(LRTD) 입원율을 대조군(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영유아) 대비 83.2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RSV는 영유아에서 발병하는 세기관지염 및 폐렴 등과 같은 하기도 감염질환에 가장 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2019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3300만 건의 급성 하기도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이 중 입원건수는 300만 건 이상, 5세 미만 소아의 병원 내 사망은 2만6300건인 것으로 추산된다.

니르세비맙은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출생부터 첫 RSV 유행 시즌까지 단 1회 투여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속형 항체 주사제다. 단일클론항체 기술은 면역체계의 활성화가 필요 없기 때문에 신속하고 직접적인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다국가 유럽중재임상으로, 2022-2023 RSV 유행 시즌 동안 실제 임상 환경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니르세비맙 1회 근육주사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연구는 프랑스 및 독일, 영국 전역의 약 250개 시험기관에서 8000명 이상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을 총괄한 세인트조지대학 사이먼 드라이스데일 박사는 “매년 RSV 감염으로 입원하는 12개월 미만의 영유아가 많다”며 “이번 결과는 RSV로 인해 발생하는 병원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니르세비맙은 잠재적인 공중 보건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니르세비맙은 RSV 관련 중증 하기도 감염질환(환자의 산소 수준 90% 미만 및 산소 보충이 필요한 경우)으로 인한 입원율을 75.71% 감소시켰다. 또한 니르세비맙을 투여한 영유아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모든 원인에 의한 하기도 감염질환 입원율이 58.04% 줄었다.

한편 사노피와 아스트라제네카는 2017년 3월 니르세비맙의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개발 및 제조 활동을, 사노피는 제품의 상용화를 담당하게 된다. 글로벌 계약 조건를 보면, 사노피는 1억 2천만 유로의 선불금을 지급했으며 특정 규제 및 판매 관련 이정표 달성 시 최대 4억 4000만 유로를 추가로 지불할 예정이다.

현재 니르세비맙은 영국 및 중국,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혁신치료제 지정, 유럽의약품청(EMA) 우선순위 의약품제도 이용권한 부여,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의 소아과 신약 개발 촉진을 위한 약물 선정 프로젝트에 ‘우선 개발 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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