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노쇠 어르신들, 식욕 떨어져 신체노쇠 빨라져요

[김현정의 입속 탐험]

노쇠한 노인은 흔한 낙상, 입원, 사망 등의 위험이 더 높아 노령화 사회에서 중요한 문제입니다. 노쇠(frailty)는 주요 장기들이 기능적 예비력 감소 및 항상성 손상으로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입니다. 나이가 들면 주요 장기들이 퇴화해 기능이 떨어지고 외내부 손상에 취약해집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었다고 모든 사람들이 노쇠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기에, 꾸준히 운동하고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처하면 노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에서 50세 이상 미국인의 노쇠 유병률은 3.6%로 알려져 있습니다. 구강건강이 나쁘면 노쇠 위험이 증가한다는 근거들이 쌓이고 있습니다. 제6차, 제7차 국민건강영양조사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우리나라는 한국인 50세 이상 중에서 노인성 쇠약함과 관련된 증상이나 질병을 보이는 사람들의 비율은 4.38%로 보고되었습니다. (김현주 등, 2022).

두 연구에서 체중감소, 허약함, 피로, 느린 보행, 신체활동 부족 등 5가지 노쇠 기준이 사용되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식사 후 규칙적으로 칫솔질을 하고, 기능하는 치아 갯수가 많을수록 노쇠 가능성이 감소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신뢰도 높은 노인건강 지표는 남아있는 치아의 갯수가 20개 미만이면 20개 이상인 노인에 비해 확연하게 여러 건강 지표들이 나빠짐을 볼 수 있습니다.

치아가 없으면 음식을 잘 씹지 못해 소화가 잘 안 되고, 영양 흡수도 줄어듭니다. 특히 잘 씹어야 하는 고기를 먹지 못해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게 되어 근육량이 줄어듭니다. 근육 뿐만 아니라 단백질 보충이 중요한 면역계 등 신체 전반의 기능에 악영향을 끼쳐 노쇠를 촉진하고, 사망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구강의 주요 기능은 씹고, 삼키고, 말하기입니다. 2022년 8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대한노년치의학회와 함께 발표한 구강노쇠 진단기준[1]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저작 기능 △교합력 △혀의 근력 △타액선 기능(구강건조) △삼킴 기능 △구강청결 상태 등 총 6개 항목 중 2개 이상 문제가 생기면 구강노쇠로 진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구강노쇠가 의심되면 씹는 운동, 침샘 마사지 및 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서, 치아 갯수가 20개 미만인 노인에겐 적극적인 치과치료를 권하고 있습니다. 우리 말은 혀 뿌리를 사용하는 발음이 적어 구강노쇠 위험이 높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평소 혀의 뿌리에서 나는 소리인 ‘파타카라, PA, TA, KA, RA’ 연습은 구강 기능을 높이고 삼킴 곤란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입마름이 심한 노인은 정기적으로 불소 도포를 시행하고, 입마름으로 인한 충치나 치주질환 관리에 더욱 주의해야겠습니다. 구강노쇠 노인은 6문항 중 1문항에도 해당하지 않는 노인에 비해 4년 후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습니다.

참고로, 일본노년치의학회 (Japanese Society of Gerodontology, JSG)에서는 아래 7가지 증상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구강기능저하(Oral Hypofunction)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 구강위생 불량(poor oral hygiene)

– 구강건조증(oral dryness)

– 교합력의 감소(reduced occlusal force)

– 혀와 입술의 운동기능 저하(decreased tongue-lip motor function)

– 혀 압력 감소(decreased tongue pressure)

– 저작기능 저하(decreased masticatory function)

– 연하기능 저하(deterioration of swallowing function)

한국의 구강노쇠 기준과 거의 비슷하지만, 구강위생과 구강건조증을 보다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구강위생 평가에 20mL의 물로 10번 입을 헹구어 모은200 mL 구강세척수의 탁도를 중요한 구강위생지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다채널 구강세정기의 구강세척수의 탁도와 구강위생관련 임상논문 내용과 비슷한 맥락입니다.(김찬규 외, 2024).

그래서 구강노쇠와 노쇠에 대해 챗GPT에게 질문했습니다.

구강노쇠 결정 요인인 △저작 기능△교합력 △혀의 근력 △타액선 기능(구강건조) △삼킴 기능 △구강청결 상태 등 6가지 주요 요소에 대해 대답하지는 않고 역시 두루뭉술합니다. 더구나 노쇠는 영어로 ‘frailty’인데, 노화인 ‘Senescence’에 대하여 피상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다시 질문했습니다.

영어로 질문하면 보다 더 정확한 대답이 주어집니다. 그러나 치아손상, 치은염, 치주질환은 아직까지 구강노쇠와 명확한 상관관계가 정립되지 않았습니다. 2022년 김현주 등의 논문에 의하면 치주질환과 노쇠 사이에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노쇠와 구강노쇠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았습니다. 구강이 건강해야 잘 씹고, 잘 삼키고, 영양분이 잘 흡수되어 몸이 건강해질 것입니다. 일상에서 구강관리 습관에 따라 구강건강이 좌우됩니다. 하루 2번 제대로 칫솔질을 하고, 적어도 하루 1번 잇몸 속까지 관리할 수 있는 치실이나 물치실 사용을 생활습관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아울러 잇몸 속뿐만 아니라 구강점막에 붙어 있는 세균덩어리인 생물막과 음식물 잔사, 치약까지 제대로 제거하는 다채널 구강세정기 사용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참고문헌

Kim, H., Lee, E. & Lee, SW. Association between oral health and frailty: results from the Korea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BMC Geriatr 2022;22:369.

김찬규, 박근수, 장종화, 노세응, 김현정, 이성아. (2024). Intervention of a Multi-channeled Oral Irrigation Device for Improving Oral Health in Rehabilitation Patients After Stroke. 차세대융합기술학회논문지. 2024;8(3):730-741.

Kim JY, Bae EB, Sung EC, Lee T, Camargo P, Shin KH, Kim HJ, Pyun WB, Kim RH. Effects of the multi-channeled oral irrigation (MCOI) unit in preventing dental plaque formation and gingivitis: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Am J Dent. 2023;36(5):215-221.

Kim JM, Yoo SY, An JS, Woo JJ, Cho YD, Park HE, Karm MH. Effect of a multichannel oral irrigator on periodontal health and the oral microbiome. Sci Rep. 2023;13(1):12043.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국내형 구강노쇠 진단 기준과 치료법에 대한 전문가 합의 도출

    김현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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