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90%가 ‘비타민D’ 결핍! 무엇이 문제일까?

[송무호의 비건뉴스]

[사진=픽사베이 Pixabay]
(코메디닷컴 2024.02.01 [송무호의 비건뉴스] “한국인 결핍 영양소 1위는 무엇일까?”에서 계속)

지난 칼럼에서 전술한 대로 우리나라 인구 90%가 비타민D 부족증이라 하니, 필자도 걱정이 되어 실제로 피검사를 한 결과는 16.4 ng/ml. 정상수치가 30 이상이라는데 고작 16.4가 나온 것이다.

충격이었다. 지난 30년간 뼈를 전공했고, 환자들의 뼈 건강을 지도해야 할 정형외과 전문의가 정작 자신의 뼈 건강은 소홀했던 게 아닌가.

“평일 거의 전부는 병원 생활이니 낮 동안은 해를 볼 시간이 없고, 주말에 한 번씩 야외로 나갈 때도 선크림을 잔뜩 바르니…. 아무튼 큰일인데?”

혼자 고민하다 우선 비타민D 수치를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약을 먹을까, 주사를 맞을까? 이리저리 궁리하다 논문들을 검색해봤다.

그러다 놀라운 문건 하나를 발견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저널인 ‘NEJM’에서 2016년 발표된 것으로 현존 최고의 여성 의학자로 손꼽는 하버드대 의대 조안 맨슨(JoAnn Manson)교수가 쓴 기고문인데 제목부터가 의미심장했다 [1,2].

* 자료출처: Research.com

“Vitamin D deficiency, is there really a pandemic?”(비타민D 결핍, 진짜 팬데믹인가?) 한국인의 90%가 부족하다는데 팬데믹이 아니고 그럼 뭔가? 하지만, 결론은 팬데믹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처럼 보이게 한 비타민D 결핍의 높은 유병률은 특정 영양소에 대한 영양권장량(RDA, recommended dietary allowance)을 결핍의 기준점(cut point)으로 삼고, 전체인구가 건강을 위해 적어도 RDA만큼은 섭취해야 한다는 잘못된 주장 때문이라 했다.

“모두가 다 비타민D 결핍”이라는 얘기, 도대체 어디서 비롯됐나?

RDA는 사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식량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미국 국립학술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 식량공급위원회가 1941년 처음 제정한 것. 필요한 영양소를 군인들이 부족하지 않게 섭취할 수 있는 수준을 제시하여 단백질이나 미량 영양소의 부족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들 대부분의 필요량을 충족하는 수치로 설정하여, “뭐든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을 것”(More is better)이라는 개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영양소 부족보다는 과다로 인한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증가로 다른 기준이 필요하게 된다. 이에 미국 국립학술원은 1993년, 좀 더 포괄적이고 효율적인 4가지 개념을 제정하여 DRI(Dietary reference intake)라고 하였다.

그 4가지는 영양권장량(RDA, recommended dietary allowance), 평균필요량(EAR, estimated average requirement), 적정섭취량(AI, adequate intake), 상한섭취량(UL, tolerable upper intake level)이다.

비타민D 권장량과 필요량, 그리고 적정량

그중 영양권장량(RDA)은 평균필요량(EAR)에 표준편차 2배를 더한 것으로, 건강한 집단 대부분(97.5%)의 필요량을 만족하게 하는 섭취량이기에 특정 개인에게는 과용량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을 상대로 영양소 섭취량을 권장할 때는 건강한 사람들의 하루 필요량 중앙값에서 산출한 평균필요량(EAR)이 적합하다 [3]. 이해하기 쉽게 이를 그래프로 다시 살펴보자.

* 자료출처: ML LeFevre, et al. American Family Physician 2018.

그래프에서 보듯이 건강한 성인 대부분(97.5%)의 필요량을 만족하게 하는 섭취량 RDA인 비타민D 혈중농도 20ng/ml를 비타민D 부족의 기준점(cut point)으로 잡는 오류로 인하여 팬데믹 사태가 생긴 것이다. 실제로는 ’최저 섭취량‘(Lowest Intake level)이라 할 12ng/ml 이하를 부족의 기준점으로 잡아야 한다. 즉 기준점을 너무 높게 잡은 게 문제였다.

일반인의 건강에 필요한 적절한 권장량은 평균필요량(EAR)인 16ng/ml이고, 12~20ng/ml는 정상수치다. 따라서 현재의 비타민D 팬데믹 사태는 2011년 미국의학원(IOM) 보고서를 잘못 해석하고, 잘못 적용한 결과이다. 놀랍게도, 필자의 수치 16.4 ng/ml도 약을 먹어야 하는 결핍 상황이 아니라 정상적인 수치였다.

2018년, 미국가정의학학회지에서도 같은 맥락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비타민D 혈중농도 12~20ng/ml는 정상이고, 비타민D 보충제의 루틴 처방은 골절 예방 효과도 없고, 암이나 심장질환 빈도를 낮추지도 않으며, 수명을 연장하지도 않는다.

정상 수치인 사람이 비타민D 보충제를 추가로 더 먹으면?

반면 혈중농도 50ng/ml 이상의 비타민D 과잉투여는 신장결석, 연부조직 석회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아무 증상이 없는 개인에게 비타민D 검사나 보충제 투여는 별 의미가 없고, 고칼슘혈증이나 신장기능 저하 환자의 경우에만 선별하여 검사하기를 권했다 [4].

미국 조지타운대 케네스 린(Kenneth Lin) 교수는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비타민D 검사는 83배 증가했고 처방량은 무려 100배나 증가했지만, 골밀도가 증가하거나 골절 예방 효과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과도한 비타민D 검사와 처방은 멈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5].

현안이 된 뉴스를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 주기로 유명한 미국 ’복스미디어‘(Vox media)에서는 “건강한 사람이 비타민D 수치를 검사하고, 보충제를 먹는 것은 돈 낭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6]. 그렇다면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겼던 것일까?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JE Manson, PM Brannon, CJ Rosen, CL Taylor. Vitamin D deficiency-is there really a pandemic? N Engl J Med 2016;375(19):1817-1820.
2. Research.com. https://research.com/u/joann-e-manson
3. JF Aloia. The 2011 report on dietary reference intake for vitamin D: where do we go from here? 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2011;96(10):2987-2996.
4. ML LeFevre, NM LeFevre. Vitamin D screening and supplementation in community-dwelling adults: common questions and answers. American Family Physician 2018;97(4):254-260.
5. KW Lin. Vitamin D Screening and Supplementation in Primary Care: Time to Curb Our Enthusiasm. Am Fam Physician 2018;97(4):226-227.
6. Belluz J. Your vitamin D tests and supplements are probably a waste of money. Vox. June 20, 2017. https://www.vox.com/science-and-health/2017/6/20/15838152/vitamin-d-deficiency-foods-symptoms.

    송무호 의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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